yuna's lifelog


이사 D-1

잡글.blarrr 2007. 10. 14. 17:38
  • 이사할 집에 청소 때문에 이사 청소 업체는 두시간 늦는다고 하고, 에어컨 청소 업체는 연락도 안된다 ㅠ.ㅠ; 뭐 이래 오후 2시 36분
  • 삶이 필요 이상으로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나날들 오후 4시 54분
  • 청소 업체에 청소를 맡기고 나서도 내 손으로 한번 더 닦아야 직성이 풀리는 이 지독한 결벽증. 아이고 죽겄다. 오후 9시 35분
  • 내가 원했던 집은 '해가 지는 것을 볼 수 있고, 누웠을 때 하늘만 보이는' 집이었다. 그런 집 찾기 되게 힘들었다. 오후 9시 55분

이 글은 yuna님의 미투데이 2007년 10월 14일 내용입니다.

청소 때문에 이사할 집에 왔다. 시끄러운 유흥가 한가운데 높이 솟은 오피스텔. 고기집과 술집이 즐비한 골목길을 지나, 어두운 엘리베이터와 복도를 지나, 이사갈 집의 문을 연다. 이전 집보다 작은 방과 지저분한 화장실 바닥. 먼지가 잔뜩 낀 유리창에 오후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창 밖으로는 이전에 살던 건물과 한강이 조금 보였고.

이 시끄러운 골목에, 누군지 모를 사람이 살다 떠난 이 집에 언젠가는 정이 들까. 그러고보니 사실 집이나 장소가 그립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웬지 주춤거려지는 이런 마음은 무얼까. 그저 깨끗하고 조용하고 안락한 주거 생활에 대한 욕심?

청소업체는 약속 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게 도착했고, 청소를 맡기고 나와 1층의 할리스에서 베이글과 우유로 늦은 점심을 먹는다. 1층에 할리스가 있다는 건 이전에 살던 집보다 마음에 드는 단 한가지. 밤 12시까지 영업하는 데다가 랩탑을 켜보니 아주 강도 높은(!) 네스팟 신호가 나를 반긴다(일단 수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려던 마음은 접고).

오랜만에 스노우캣의 블로그를 들어가 서성거린다.
이런 즐거운 만화같은 삶. 생경하다.
계속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또 해결해 나가야 하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삶의 연속.

정작 그리운 것은,
'무도장'이라 쓰인 더럽고 낡은 건물조차 멋있어보이고 오토바이 매연에 찌들은 하늘조차 파스텔 색으로 보일 것만 같은 그런 유쾌함.
그걸 가졌던 시절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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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성미 2007.10.14 2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리로 왔음 했는데..그래도 다행히 구했다니 잘됐다. 고생많이 한 것 같은데.. 서울에 그렇게도 많은 아파트와 다닥다닥 붙은 다가구주택들 중에 편안히 누울 방하나 찾기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게 한숨만 나기도 했는데..새동네에서도 항상 건강해라!

  2. Favicon of http://madchick.tistory.com BlogIcon 미친병아리 2007.10.14 2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곧 정든 공간으로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