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살이 잘 찌거나 배가 나오는 체질이라면 밀가루부터 끊을 것을 권한다. 물론 쉽지 않지만, 한두달만 끊어보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이다. 아니, 별로 어렵지도 않다. 찾아보면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재료들이 꽤 있다.

파스타 역시 밀가루를 쓰지 않은(gluten-free)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파스타를 좋아해서 밖에서 많이 사먹었는데 건강 때문에 밀가루를 먹지 않기로 하고, 요즘은 집에서 일주일에 한번쯤 글루텐 프리 파스타를 만들어 먹는다. 면을 삶고 가을에 만들어놓은 바질페스토와 코스트코의 오가닉 토마토 소스, 그리고 화분에서 루꼴라를 좀 잘라다 넣으면 맛있다. 화분에 허브와 야채를 심어두면 한겨울에도 신선한 녹색 야채를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아이허브의 글루텐 프리 파스타 중 몇가지를 골라서 먹어봤다. 마카로니나 푸실리 펜네 등등은 퀴노아나 수수 같이 끈기가 적은 곡물로 만들어진 것들도 있지만 길고 가는 국수 형태의 스파게티는 어느정도 끈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현미나 쌀을 주재료로 한다. 이 글에서는 스파게티만, 계란이나 유제품이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네가지를 소개한다.

  • 2014년 9월 6일. 글루텐프리 파스타를 찾는 첫 번째 여정, '미라클 누들' 시금치 파스타. 건면이 아니라 물에 잠긴 상태로 배송되어서 깜짝 놀랐다. 조리법은 꺼내서 물을 뺀 후 끓는 물에 일분 동안 담갔다 꺼내서 물기를 빼고 원하는 소스를 뿌려 먹으면 된다. 곤약(shirataki)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칼로리가 거의 없으며, 시금치 가루를 넣어서 비타민 A, C, 칼슘, 철분 등이 들어 있다. 밤중에 뭔가 먹고 싶을 때 (비교적) 칼로리 걱정 없이 빠르게 준비해서 먹을 수 있다. 맛은... 곤약 맛이다 -_-. 즉 아무 맛이 없다. 그리고 표면이 맨들맨들해 소스가 겉돌기 때문에 밀가루 파스타의 대용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이 한봉지가 물을 포함해 198g으로 일인분 정도인데 2015년 2월 현재 $3.48(3,861원), 100g당 1,950원으로 꽤 비싸다.

  • 2014년 9월 17일. gluten-free pasta를 찾는 두번째 여정(-_-)은 Tinkyada의 현미가루와 시금치 가루로 만든 파스타. 약간의 녹색을 띠고 있다. 오래 삶았는데도 쫄깃하고 약간 심이 남아있는 알 단테 상태를 유지하는데,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흐물흐물한 걸 좋아하는 내게는 별로. 340g으로 3인분 정도 되고 가격은 2015년 2월 현재 $3.92(4,350원). 100g당 1,280원. 가격은 싸지만 유기농은 아니고 재료의 원산지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서 다시 살 생각은 별로 없다.

  • 2014년 9월 20일. 세번째 글루텐-프리 파스타는 '룬드버그 가족 농장'의 현미가루로(만) 만든 파스타로, 유기농, 비건, non-GMO 인증 제품이며 약간 짙은 갈색이다. 100% 통 곡물로 만들어졌고 1인분(55g)에 4g의 단백질과 약간의 철이 들어있다. 뒷면의 농장 지주(?) 할아버지들 사진을 보면 어쩐지 믿음이 가지 않는가. 시금치 파스타 보다는 덜 탱탱하고 식감도 거칠고 오래 삶으면 흐물흐물해지면서 면이 뚝뚝 끊어지지만, 흐물흐물하게 익은 면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나쁘지 않았다. 양은 284g으로 시금치 파스타보다 60g 정도 더 적고 가격은 $4.4(4,882원). 100g당 1,719원. 곤약 미라클 누들보단 싸지만 역시 비싸다. 

  • 네번째는 Bionaturae의 Organic Gluten-free Sphaghetti. 유기농 쌀, 감자, 콩으로 만들어져 1인분(57g)에 5g의 단백질과 식이섬유, 칼슘, 철 등이 들어있다. 340g에 $4.47(4,960원), 100g당 1,458원으로 가격도 적당하다. 다만 오래 삶으면 풀어지면서 물이 흐릿해지고 역시 면이 흐물흐물해진다. 룬드버그 현미 파스타보다 좀더 부드럽고 지금까지 소개한 글루텐 프리 파스타 중 가장 밝은 색을 띠어서, 밀가루 파스타가 그리운 사람에게는 가장 적절하지 않나 싶다. #shopping_yuna

  • 세가지 파스타의 색은 이렇다. 가장 어두운 것이 Tinkyada의 시금치 파스타, 갈색이 Lundberg의 현미 파스타, 가장 밝은 색이 Bionaturae의 오가닉 파스타. 지금은 Lundberg와 Bionaturae 두가지를 사놓고 그때그때 내키는 걸로 먹거나 섞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