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가죽부대

잡글.blarrr 2014. 6. 11. 11:32

매일 90분 이상 운동을 한다. 특히 작년 수술 이후부터 발레는 일주일에 하루 이상 빼먹지 않는다. 이게 (재미도 있지만)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얼굴과 몸의 윤곽을 사방에 놓인 거울로 끊임없이 확인하며 움직이는 일인데, 하루라도 쉬면 그 윤곽이 무너지는 것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운동을 시작할 때와 끝낼 때의 모습이 다른데, 어느 시인의 말처럼 인간의 몸이란 게 일종의 커다란 '가죽부대'니 당연한 일이겠지. 하루하루 가죽부대를 열심히 추스르고 닦고 조이고 기름친다. 나는 내 가죽부대가 너무 좋거든.

이게 좋은 가죽부댄지 아닌지 알 수도 없고 다루는 방법도 잘 몰랐던 질풍노도의 시절과, 나도 모르게 나 아닌 상대방의 눈으로 나를 보아야 했던 짝짓기의 시절을 모두 지나, 이제 남에게 보여져야 할 그 어떤 목적도 없는 온전한 내것으로 돌아온, 내 가죽부대. 그동안 수고했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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