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생후 2주쯤 지나 버려진 세마리의 새끼 고양이.
우연히 발견하고 데려다가 돌보아주고 키워준 여러 고마운 분들 덕분에 이 고양이들은 두달간 온갖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튼튼하게 자라났고, 그 셋 중 수컷 두마리가 나와 같이 살게 되었다.


처음으로, 완전히, 그리고 완벽하게 고양이 놈들과 셋이서만 보낸 주말 하루.
첫날인 어제는 얌전만 떨고 잘 먹지도 않고 잠만 자던 놈들이, 새벽에 깨어보니 온 방안을 활개치고 돌아다니며 탐색전을 벌인다.
덕분에 잠은 설쳤고, 하루종일 놈들을 관찰하고, 먹을 걸 챙겨주고, 청소를 하고, 놈들과 함께 자고, 놀아준다(어쩌면 이놈들이 나랑 놀아준 건지도 모르지만...).


두놈이 생긴 건 비슷하지만 성격은 많이 다르다.
큰놈은 활발하고 호기심 많고 먹이도 빨리 먹고 나에게 먼저 와 애교를 떤다.
작은 놈은 신중하고 잠이 많다. 먹이도 잘 안먹어서 어디 아픈가 했는데 웬걸, 천천히 더많이 먹는다 :-0
둘이 싸우는 걸 보면 큰놈이 이길 것 같지만, 작은 놈의 근성과 지혜도 만만치 않다(이불 속에 잠복했다가 깜짝! 나타나기까지 한다).
처음엔 작은 놈이 날 좀 경계했지만 지금은 마치 내가 의자위에 없는 것처럼 내 궁둥이 뒤에 올라와 잠복 근무를 하고 있다.


어쨌거나 둘다 잘 먹고, 잘 놀고, 잘 싼다.
저렇게 둘이 신나게 노는걸 보니, 두놈 다 데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안그랬으면 나같은 늙은이와 둘이 있는게 얼마나 지루하고 심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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