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프랑스 영화를 안보게 되었던 이유가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올랐는데, 바로 수다스러워서다(*어떤 류의 프랑스 영화들이 그렇다는 얘기). 그 수다스러움은 우디 앨런 류와는 또 다르게 '전반적으로다가' 두서가 없고 불필요하게 장황하고 지나치게 무거워서, 결국은 지루하기 때문이다(그럴 거면 차라리 책을 쓰라고! 별로 읽고 싶진 않지만.).

이 영화가 그랬다고 하면 지나친 혹평이겠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무겁고 지루했던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영화보기 직전, 적대적 감정이 섞인 결론없는 회의를 두시간이나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는 이런 종류의 감정에 취약한 편이라, 그 후 또 두시간을 (그것도 숑숑거리는 프랑스어 발음으로) 선생과 애들의 말싸움을 듣고 있으려니 나중엔 정말 견디기 힘들 지경이 되어버렸다(심지어 몇년 전 부산영화제에서 봤던 내 생애 가장 짜증났던 어떤 그리스 영화와, 그 영화를 보고 난 후 당시 남자친구와의 심한 말다툼까지 떠올랐다). 게다가 영화관이 점점 추워지면서 막 발도 시리고;;;

지난번 <경계도시2>를 보았던 그 상영관의 그 자리에다, 그때 먹었던 그 버섯 샌드위치. 이거 되게 맛있다. 밤까지 남은 마지막 샌드위치라 빵의 수분이 다 말라 딱딱했는데도(-_-) 말이다. 하이퍼텍 나다는 건물도 손잡이도 화장실도 하다못해 화분 하나도, 모든 게 다 예뻐서 기분이 좋아진다. 안그랬으면 저녁 시간이 좀 아까웠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