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테마와 인물과 장면 하나하나까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90년대 이후 애니메이션들을 떠올리게 했다. 말하자면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의 배경을 외계 행성 판도라로, 모노노케 히메의 '산'은 고양이를 닮은 외계 원주민 부족 공주 '네이티리'로 바꾸어놓았다고 보면 되려나. 원주민의 이름들은 일본이나(쯔테이) 고대 마야나 아즈텍 왕 이름(무슨 '칸'인가)을 떠올리게 하고. 중력에 반해 허공에 둥둥 떠있는 이 섬(돌덩이?)들은 어디서 봤던가.

'모든 사물에는 신이 깃들어있고 하나하나의 생명이 네트워크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어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이런 이야기를 제임스 카메론 영화에서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정도 영향력이라면 앨 고어가 전 세계를 돌며 지구 온난화에 대해 백만번 연설을 하는 것과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션을 보여주는 것, 둘 중 어떤 것이 세상을 변화시킬 만한 가능성이 더 큰 것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꺼먼 아이맥스 안경을 쓰고 봐서는 아니고, 영화는 멋졌다. 호랑이과(사실은 '고양이과'라고 말하고 싶지만)의 얼굴과 꼬리를 하고 '하악'을 날리는 '나비' 족들은 매혹적이었고, 순수한 영혼의 씨앗들이 날아다니는 숲 속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것 만큼이나 아름다웠다. 그러니까, 이걸 완벽한 3D로 만드는 데 십년이 넘게 걸린 건가.

그림 출처 : 다음 무비 여기여기

* 또 하나, 드라마 Bones의 Joel Moore가 아바타에 나온다는 것을 알고 킬킬킬 웃음을 삼켰지(시즌 5 에피소드 9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