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내용이나 작품성이나 연기에 대해서는 뭐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 내가 말 안해도 많이들 할테니까.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될 때 눈을 의심했다. 80년대 영화인가? 내가 지금 캠버전을 보고 있나? 도입부에만 잠깐 이런거겠지? 화질 정말 안좋았다.
그 다음은 귀를 의심했다. 질낮은 녹음 수준에, 공포영화랍시고 한껏 올려놓은 영화관 내 볼륨 때문에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귀를 막았다 열었다 했다. 영화가 무섭고 아니고, 내용이 어떻고는 부차적인 문제였고, 나는 내 귀를 보호해야만 했다. 낮고 씹는 듯한 목소리의 전지현과는 달리, 높고 큰 목소리의 박신양의 약혼녀(유선)가 나오는 장면은 거의 고문에 가까웠다. 아무리 커다란 소리라도 귀가 아픈 소리가 있고, 그렇지 않은 소리가 있는데, 이건 정말 심했다. 이런 것들은 영화관 때문일까 아니면 영화 자체의 문제일까? 궁금하다. (내가 본 곳은 메가박스 2관. 다른 개봉관은 어땠는지 또한궁금하다)

내 생각에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소음에 상당히 무감각한듯 싶다. 오감이 좀 예민한 편인 나에게는(이렇게 말하니까 공주병 걸린 소녀같지만 사실이다 -_-;) 가끔 견딜 수 없는 것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지나치게 큰 지하철 방송이다. 좀 피곤하기라도 한 날이면 그 소리에 귀가 찢어질 것 같고 머리가 아프면서 속까지 울렁거린다. 다른데는 잘 모르겠지만 2호선은 특히 심하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다. 아무도 항의하는 사람이 없으니 계속 그렇게 틀겠지. 근데, 정말 다들 아무렇지도 않은 건가?

그래서 그런지 도대체 영화도 답답해보이기만 했다. 너무너무 늘어지는 호흡. 대사 중간중간 계속해서 이어지는 침묵들... 물론 난 전지현의 목소리와 말투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게 심하게 호흡을 늘릴 정도로 전지현의 대사와 연기에 카리스마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고, 무서운 것보다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한 부분도 몇몇 있었다.

전체적으로... 그저 그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