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 2018-11-17 10:36 2년 전 오늘​ 실상사 가고 싶다고 했는데 지금 실상사를 가고 있네.
    우연이란 없으며 삶의 큰 방향은 대부분 정해져있다는 걸 이제 좀 알겠다. 거기서 자잘한 선택들을 하며 엎어지기도 하고 일어나기도 하고 우쭐대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그러면서 조금 빨리 혹은 조금 늦게 갈 뿐이겠지.
    마음 놓아도 돼.
  • 2018-11-17 16:55 공기가 너무 좋다.
    방바닥은 따뜻하고.
    - at 실상사​

    실상사의 저녁.​

    불한당 공부 후.​

  • 2018-11-18 14:41 실상사에서.
    #selfie_yuna​

    철불 손 만져봤다.​

  • 2018-11-18 18:20 남원에서 기차 시간이 남아 전시회를 보러 왔다.
    ‘농촌 게릴라 걸스 공동체 전격 해부전’.
    - at MUA 갤러리​

  • 2018-11-18 18:54 - at 만복사지터

  • 2018-1-18 19:18 남원역까지 걸어와서 기차를 탔다.

    어제 저녁에 실상사에 도착해서 지금까지, 혼자 앉아있을 시간이 없었다. 공양, 예불, 불한당 공부, 차담, 법회. 많은 분들과 마주치고 같이 밥을 먹고 웃고 이야기하고 절하고 기도했다. 혼자 앉아있으려고 온 게 아니지, 이러려고 온 거다 생각했다.

    따뜻했고 즐거웠지만 역시 내겐 익숙하지 않아서, 오래된 지병같은 전조 증상(?)이 올라왔다. 아주 오래된 그 느낌. 도반이 해준 말씀대로 한번 차분히 들여다보고 싶었는데 그럴 겨를이 없었다.
    언젠가 다시 오겠지.

    어제 #불한당 모임은 밤늦게까지 장장 네시간을 공부했다. 도법스님께서 그동안 조각조각 배웠던 개념들을 불교의 큰 틀에서 정리해주셨다. 내게 이번 공부의 키워드는 ‘하나에서 전체로’였다고 해야하나. 지난번 팔정도 공부도 정리해놓고 아직 못올렸는데 같이 (그림으로!ㅋㅋㅋ) 정리해야징.

    #nikeplus​

    도반들.
    같이 걸어서 좋았다.
    고맙습니다.​

  • 2018-11-18 22:09 실상사 주지스님 방에서 커피 얻어마시면서 몽골인지 티벳의 밀교 미술에 관한 책을 봤는데, 뒷부분에 시체를 새들이 쪼아먹도록 하는 장례법인 ‘천장’에 관한 글과 사진이 실려있었다. 거기서 이런 글귀를 읽었다.
    ‘나쁜 사람의 시신은 새들도 먹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이 나쁜 사람 좋은 사람으로 나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나쁜 짓을 하면, 아니 무슨 짓을 하든 그게 우리 몸의 어딘가에 남는다는 것을 이제는 확실히 알겠다. 우리 몸 뿐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세상에 남는다.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친다.

    새가 먹을 수 있는(...) 좋은 사람으로 살고 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