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 2017-06-22 11:27 파전. 잡스런 재료는 넣지 않습니다 오직 풀과 침 그리고 약간의 거품을 올려주시면 완성이죠. #kitten_birdie​

  • 2017-06-22 12:29 테드 창의 소설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 들어있는 '이해'라는 단편에는 실험중인 호르몬을 주입받아 평균보다 훨씬 뛰어난 지능(신경과 근육의 조응 능력 등 정신적 유체적인 능력을 모두 포함함)을 갖게 된 사내 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밖으로 나가 인간 세상을 관찰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는데 오늘 다시 찾아봤다(사진1 참고).

    이렇게 지능이 초인간적으로 높아지지 않아도 자신의 욕망을 계속 들여다보고 내려놓는 연습을 하면 내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욕망까지 더 잘 볼 수 있게 된다. 짝짓기 시절이 지난 후(이건 욕망을 내려놓는다기 보다 상실하는 것일 테지만) 짝짓기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드러나는지 제대로 보이는 것처럼. 한가지 함정은, 내가 아예 가져보지 못한 욕망은 보기 힘들다는 것. 내 경우 가져보지 못한 욕망이 좀 많아서(...) '저사람이 왜저럴까' 고개를 갸우뚱할 때가 종종 있다.

    내 욕망은 들여다보기 괴로울 때가 많은데 다른 사람들의 욕망을 관찰하는 것은 꽤 재밌다(물론 나와 상관이 없는 욕망을 좋고 싫음의 판단 없이 들여다볼 때만 재밌다). 들여다보고 나면 우리가 이렇게 같이 살아가는 게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볼 수 있는 욕망은 극히 일부분일 텐데도 온 세상이 욕망으로 드글드글하다. 이렇게 많은, 이렇게 다른 사람들 하나하나의 내면에 들끓고 있는 크고작은 욕망들. 세상이 폭발하지 않고 지금까지 온 게 다행이지.

    * 이 책 배 부분에 군대 도장이 찍혀있는 걸 지금 처음 봤다. 뒤져보니 2011년 5월 중고로 5040원 주고 샀네. #books #당신인생의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