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 2017-02-12 11:54 뭐 좀 찾아보려고 이전에 번역한 'The Design of Sites' 뒤지다 발견... 아니 발굴. 이런 사진이 있었는지도 기억이 안나는데 왜 책에 들어가있는 거임ㅋㅋㅋㅋ.
    벌써 6년 전. 우리 방울이 일곱살 때. 건강하고 남부러울 것 없이 뚱뚱한 (...) 장년의 고양이였다. 이번주 금요일 구내염 치료 예약했다. 어쩌면 전발치, 어쩌면 그냥 올지도 ;ㅅ;
    조금씩 조금씩 최선을 다해 고쳐가자 방울아. #kitten_belle​

  • 2017-02-16 12:16 2016년 여름 지지 전발치했던 용산 민트동물병원. 오늘은 방울이를 데리고 왔다. 지난 몇달 동안 아양을 떨며 온갖 맛있는 걸 코앞에 갖다 바치고 마사지를 해주고 구토와 혈변을 잡고 체력을 길러두었다. 오늘은 방울이 기분도 좋은 듯. 차로 한시간 가까이 달려서 왔는데 처음에 좀 울다가 나중엔 (울면서) 그릉그릉까지 하더라. 나쁜남자 우리 방울이. 지금 검사하러 들어갔다. 얼른 건강해져서 올봄에 우리 재밌게 놀러다니자 방울아! #kitten_belle
    * 스코티시폴드는 민트동물병원의 마스코트 졸리 여사님. 알랑방구 장난 아님.​

  • 2017-02-16 13:38 방울이 수술 들어가고 근처에 식당이 없어서 편의점에서 점심. 이런 점심 오랜만이라 막 들떴다ㅋ. 둘이서 먹을 걸 이것저것 샀는데 오천원도 안됨.​

  • 2017-02-16 19:31 ​오늘 용산 민트동물병원에서의 방울이 치료 결과. 다섯 고양이 중 장남(?)이고 앞으로 또 몇번을 겪을 일일 터라 잊어버리기 전에 자세히 기록해두려 한다.

    일단 혈액검사와 초음파, 전염병 키트 검사를 한 후 중간에 방울이 상태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이후 호흡 마취를 한 후 치아 방사선 촬영과 발치에 들어가서 세시간 정도 지나 치료가 끝났다. 현재 상태와 앞으로 해야할 일, 다른 고양이들 얘기 등 여러 설명을 들은 후 약을 타고 마취에서 깨어나 애웅거리는 방울이를 데리고 집에 왔다. 지지 때도 그랬지만 굳이 꼬치꼬치 물어보지 않아도 내가 궁금한 부분을 차근차근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너무 좋았다. 수의학적 지식이라든가 치료 능력은 내가 잘 모르니까 판단할 수 없지만 커뮤니케이션 능력에서는 (특히 나같이 까다로운 유형의 집사를 대하는 능력 면에서...) 지금까지 본 수의사 선생님 중 최고이심.

    1. 내장기관
    혈액검사와 초음파 결과 열세살이라는 나이에 비해 간과 신장 수치는 좋은 편이란다. 초음파상으로도 간은 매우 깨끗한 상태고 신장에 약간의 석회화된 부분과 담낭에 약간의 슬러지가 있으나 둘다 기능이나 건강에는 지장이 없는 정도라고.

    2. 면역력 저하
    FeLV AG/FIV ab 동시 진단 키트 검사에서 FIV 결과가 약간 헛갈리게 나와서 IDEXX사의 진단 키트로 재검사를 했는데 별 문제 없다고 나왔다. 혈액 검사에서 알부민이 낮고 글로불린이 꽤 높은 상태였다. 이 둘의 비율을 뜻하는 'AG ratio'가 0.4 이하이면 면역력이 매우 취약한 상태로 보는데 방울이는 지금 0.43. 노화와 작년에 왔던 황달, 구토, 혈변, 그리고 구내염 등의 급성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고 한다. 염증 수치와 WBC 그래뉼로마 수치도 높은데 구내염 때문일 거라고 하셨고(그래뉼로마 수치는 왜 높은지 아직 확실히 모르겠음) 빈혈도 좀 있다고.

    3. 당뇨 가능성
    공복시 혈당이 179로 높은데, 작년 10월에 황달이 왔던 게 혹시 지방간 때문이 아니라 당뇨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고. 방울이 키키 둘다 어려서부터 당 수치가 높아서 6-7년 전 WD 사료를 먹인 적이 있다. 당 수치만으로 확실하지 않아 '프락토사민 검사'라는 것을 다른 랩으로 보냈고 오늘 밤이나 내일 아침에 결과가 나온다고 하셨다. 당뇨라면 가능한 한 탄수화물을 피하고 WD나 diabetic 사료를 먹이는 등 지속적인 혈당 관리가 필요하다. 더 안좋아질 경우 인슐린 투여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한다.

    4. 구내염
    왼쪽 상악 부분은 뿌리까지 녹은 상태라 발치를 했고 나머지는 나이에 비해 치주의 상태가 좋은 편이라서 스케일링만 했다. 이전에 스케일링을 한번도 안한 상태라 이번 치료로 굉장히 좋아질 수도 있다고(제발 그렇길!). 6개월 정도 후에 한번 더 스케일링을 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고, 다른 고양이들도 적어도 2년에 한번은 스케일링을 하는 게 좋다고 하셨다. 스케일링 외에도 지속적인 치아 관리가 필요한데, 물에 타주는 가글 형태의 제품들은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고, 차라리 가글을 솜에 묻혀 치아를 닦아주는 게 나을 거라고. 치아에 바르는 형태의 치약 중에서는 지금 쓰고 있는 버박 보다는 오라틴의 안티셉틱이 효과가 좋을 거라고 하셨다.

    4. 관절
    엑스레이를 보니 고관절이 많이 닳아 있었다. 관절염이 심한 상태일 거고, 아파서 살이 빠진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하셨다. 사실 방울이 요즘 살 빠지고 나서 이전에는 절대 안올라가던 의자 위에도 막 뛰어올라가고 그런다. 지금 체중에서 더 늘리지 않는 게 좋을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
    작년에 왔을 때 만났던 스코티시폴드 '검둥이'와 검둥이 엄마가 얼마 전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열여섯, 열다섯살이었다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과 건강 관리를 철저히 했고 건강에 별 문제가 없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신부전이 와서 엄마는 삼일 만에, 자식은 그로부터 한달 뒤 같은 증세로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수의사인 선생님도 달리 손쓸 방법이 없었던, 그러니까 수명이 다 되어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자연스러운 죽음이었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노령묘들의 경우 정기 건강검진이 사실 의미가 있을까'라는 얘기를 하셨다. 검진 결과가 좋다고 괜찮겠구나 할 수도 없고 나쁘다고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을 수도 있으니, 때가 되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마음의 준비를 해두는 수 밖에.

    나도 그렇고 대부분의 집사들 마음을 괴롭히는 게 '내가 뭔가 더 해야(했어야) 하는 것 아닐까'라는 불안이나 자책일 텐데, 선생님 얘기를 듣고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었다. 삶과 죽음의 때를 내가 판단하는 것도,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아이들이 곁에 있을 때 조금더 건강하고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다. 최선을 다하고, 받아들이자. 그럴 수 있길.

    아 그리고 중요한 병원비. 각종 검사와 발치, 마취, 처치 등등 해서 85만원 정도 들었다. 전발치하면 최대 200만원 정도 들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적게 들어서 다행. 내 노동력(이든 영혼이든 뭐든;;)을 팔아 내 고양이들의 행복과 건강을 지킬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하곤 한다. 늘 감사하다.

  • FeLV AG/FIV ab 동시 진단 키트와 IDEXX사의 진단 키트​

  • 방울이 아직 잘 걷지도 못하면서 '이리와' 하니까 비척비척 달려와 내 다리 사이에 누워 그릉그릉하며 잠들었다. 내가 그렇게 좋냐 새끼야.

  • 2017-02-18 19:44 방울이는 이빨이 편안해지니 식욕도 돌아온 듯. 아침에 똥 두덩어리를 그닥 힘들지 않게('으어어!' 소리를 지르며ㅋㅋㅋㅋㅋ) 쌌고 하루종일 자고 일어나 저녁으로 닭가슴살과 사료를 많이 먹었다. 바닥에 떨어진 사료 한 알을 바라보는 눈빛에 돌아온 식탐이 담겨있다! 도넛방석 위에 어렸을 때 쓰던 방수 베개커버를 덮어주니 하루종일 그릉그릉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아침저녁 약도 잘 받아먹고 있다.
    지난 겨울은 너무 힘이 들었다.
    이제 조금은 마음을 놓아도 될까.
  • 2017-02-18 13:01 방울이 프락토사민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당뇨 아니라고.
    다행이다.
  • 2017-02-20 20:47 방울이가 지난 몇달간 안하던 그루밍을 오늘 아침 다시 시작했다. 꼬리꼬리한 몸 냄새가 다시 이전의 '우아한 방울왕자님' 냄새로 돌아가고 있다. 손바닥에 조금씩 놓아줘야 먹던 닭가슴살과 사료를 접시에서 먹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까진 바로 앞에 접시를 놔줘야 먹는다. 수술 이후 며칠만에 몸무게가 200g 늘었다.
  • 2017-02-24 12:23 '멀티플 사진 올리기' 기능을 처음 써봄. 어제 카샤카샤붕붕 샀는데 방울이 눈동자 까매지면서 흥분하는 표정 그게 돌아왔더라고! 그걸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바로 고개 돌리고 바보+근엄 표정으로 돌변함ㅋㅋㅋ. 본격 카메라 의식묘.

  • 2017-02-24 18:​04​ ​초​​​​​​​음파 하느라 털 민 우리 방울이 배. 지방간으로 황달 와서 배가 노랗게 됐을 땐 제발 다시 분홍색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었다. 뱃살이 다 빠져서 아기고양이 배처럼 말랑말랑하다.​

  • 2017-02-24 20:54 오랜만에 사이좋은 두 형제의 '음, 또 인스타인가' 표정 #kitten_kiki #kitten_belle​

  • 형아의 진한 애정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