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 아침 일찍 일어나 여주 농업 전문학교 구경.

    저 많은 것들이 다 사슴 :-0

    산딸나무 열매. 감 맛이 난다.

    학교가 너무 좋아서 '나도 여기 다닐까' 생각했음.
  • 새벽,안개,신륵사 가는 길 오전 6시 52분
  • 우리나라에서흔치않은 강옆의 절.안개낀 강에 해가뜬다.귀뚜라미소리.고요.행복감. 오전 7시 19분

    신륵사(조은뿌리님의 사진을 크라핑했음. 내가 잘 나오게. 으흐흐)
  • 따뜻한 사람들 오전 7시 49분
  • 양화나루를 지남.발때문에 걷지못하고 버스로 이동.캐안습. 오후 12시 9분

    "허리디스크 걸린 사람이 이걸 붙이고 축구를 하더라"는 (비싼) 밴드.
    유찬 아버님이 붙여주셨다.
    붙이니까 훨씬 덜 아팠지만 여전히 걷지는 못하는 상태

    남들 걸어올 길을 버스로 이동한 후
    혼자 등나무 아래 벤치에 누워 낮잠을 잠(아 쪽팔려)

    마스코트 유찬이(팬클럽도 있다는 소문이 있음. 이 사진도 매버릭 님이 찍은 것)

    살구꽃님이 삶은 옥수수와 함께 가져다준 들꽃
  • 삼백천과 남한강이 만나는곳 절벽의 마애불. 오후 1시 46분
  • 서울도착.배터리도 똑 오후 7시 59분

한강은 아름다웠다.
국내에서 그래도 많은 곳을 둘러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물길을 따라 그렇게 아름다운 풍경들이 쉬지 않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언젠가 늙어서 콕 틀어박힐 만한 곳들 한두 군데 보아 두었다...

인간 관계라 불리우는 모든 것들에 지쳐 있었다.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나, 내게서 보고싶지 않은 내 모습, 사람들에게서 보고싶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 심지어는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걸러지지 않고 묵혀지지 않은, 너무 즉각적인 내뱉음들. 쓰는 것도 읽는 것도 힘이 들고 어지러웠다.

"나는 아무 욕심도 없는 사람이야"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나는 얼마나 욕심이 많은 사람인지. 적어도 남의 앞에서 굽신거리며 살진 않길 바라고, 모두들 날 좋아해주길(적어도 싫어하진 않길) 바라고, 적어도 이러이러한 일을 해서 남에게 이만큼 인정 받길(적어도 무시당하지는 않길) 바라고... 그 욕심들을 버리기만 하면 된다는 걸 알지만, 그러면 상처받을 일도 없다는 걸 알지만, 그렇게 쉽지 않다. 그런 '남의 눈과 관계된' 욕심들에 나 스스로를 비추었고 그 가운데서 커왔기 때문에. 그걸 버리면 그 후에 나라고 하는 것이 뭐가 남을지 알 수 없어서 겁이 났다.

정말이지 그냥, 조낸 걷고만 싶었다.
입은 꼭 다물고, 뱅뱅 돌아가는 이놈의 머리도 멈추고, 그냥 걷고 싶었다.
게다가 강을 보면서 걸을 수 있다지 않는가(사실은 강을 '건너기도' 했지만... 후덜덜...).
그래서 이 행사를 소개해준 친구에게서, 사람들과 꼭 친해지지 않아도, 그냥 걷기만 해도 괜찮다는 확인을 하고서야 갈 결심을 했다.

하지만 여기. 여기서 만난 사람들.
뭐라고 해야 할까... 그저 '같은 인간이구나' 하는 따뜻함과 조용함 속에서 걸을 수 있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한 방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 씻고 걷고 밥을 먹고 또 걷는 그 모든 것이 마치 한 가족 안에서 이루어지기라도 하듯 자연스러웠고, 아무도 이끌거나 이끌리거나 강요하거나 불만을 가지거나 소외되거나 지나치게 친절하거나 지나치게 무심하지 않았다. 그게 좋았다.

거기까지만.
나머지는 다음, 또 다음을 위해 남겨두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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