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D-12] 프라하

산보.picnic 2004. 4. 27. 19:55

프라하 구시가 센트럼 가는 길에 있는 Segafredo. Internet Cafe라고 써있어서 들어와보니 주인이 한국사람. 역시 한국사람이 하는데라 그런지 다른 피씨방과는 달리 랜선을 뽑아서 노트북에 연결할 수 있고(아이피 주소를 잡아주면 됨) 값도 1분당 1코루나(한시간이면 2700원)로 매우 싸다. 아까운 낮시간이지만 오랫만에 인터넷을 쓰니 살 것만 같다 ;-)

여행 중간중간의 기록들을 여행 게시판에 따로 정리하고 있는데, 나중에 다시 수정해서 오픈할 예정이다. 어제 저녁 겪은 에피소드 하나.

어제 숙소는 센트럼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었다. 여기도 아홉시쯤 되어 어둑어둑하고 인적이 드물어졌는데 아랍인같아 보이는 덩치 큰 남자 하나가 지도를 보고 우리에게 길을 물어보려고 한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우리는 첫눈에 봐도 이방인이고, 그남자는 아무리 봐도 현지인인데 왜 우리에게 길을 물을까?
"Sorry, we are strangers here."
그래도 잠깐만 봐달라고 지도를 들이댄다.
아니나 다를까, 저쪽에 있던 시커먼 두명의 남자가 "We are police. Passport please!"(이렇게 말했는지는 잘 모른다. police와 passport만 들렸다 -_-)라면서 다가온다. 그러면 그렇지. 익히 들어오던 소매치기 수법이다.
나는 눈에 쌍심지를 켠 표정을 짓고(이렇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제대로 되었는지...) "No!"라고 대답하고는 뒤도 안돌아보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놈들은 멈칫거리더니 다른 사냥감을 찾아 길을 건너 가버렸다(갈때 보니까 세놈이 같이 가더라 -_-;).
어디서 케케묵은 수법을 써먹으려고! 덩치는 커가지고 에효... 그래서 어디 밥 벌어먹고 살겠냐 싶은 생각이 들어서 무섭다기보다는 측은하고 우스웠다.

메일체크하고 엠에센에 들어갔다가 안좋은 소식을 들었다...
조금 우울해지긴 했지만, 일단은 잊어버리고 즐겁게 여행하려고 한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고. -_-;